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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임산부 다이어트 해도 될까?(태아 프로그래밍과 태교의 중요성)

by 경이와 찌찌노 2021. 5. 17.

 EBS 다큐멘터리 퍼펙트 베이비 1부 태아 프로그래밍이라는 기획 프로그램이 있었다. 태교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다큐멘터리이다. 임신했을 때 엄마의 상태가 임신했을 때뿐만 아니라 태어나고 살아가고 있을 때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태아 프로그래밍

전통적으로 의사들은 심장질환과 당뇨병의 원인은 유전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뱃속에 있을 때 일어났던 일들이 나중에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태아 프로그래밍은 태아기 때 일어났던 일이 태어난 후의 삶에도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산부의 다이어트(굶주림)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임산부가 출산 전까지 체중이 느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태아가 자라고 태아에게 필요한 양수와 혈액의 양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통 몸무게의 여성은 출산 전까지 약 13KG의 체중 증가는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암스테르담의 실험에서 임신 중 다이어트는 태어난 이후의 삶과도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2차 대전 당시에 임신 중이면서 굶주렸을 때 태어난 사람들이 중년이 되면서 비만, 당뇨, 심장질환 같은 성인병에 걸리는 사람이 유독 많았다. 비만, 당뇨, 심장질환 같은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태어난 직후에 몸집이 심하게 작은 사람이 많았는데 출생체중이 작은 사람들이 질병에 많이 시달리는 것이다.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같은 환경을 조성한 후에 한쪽은 사료를 넉넉히 주고 한쪽은 사료를 반만 준 상황에서 출산했을 때 새끼 쥐들의 체중이 사료를 적게 준 쪽이 30%가 적었다. 그다음은 새끼 쥐들에게 사료를 똑같이 주고 키웠는데 저체중으로 태어난 새끼 쥐들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지방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크기는 비슷해 보였지만 건강상태는 좋지 않았던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정상 체중 출생 쥐보다 저체중 출생 쥐가 1.3배 높았고, 중성지방은 1.5배, 내장지방은 2배 높았다고 한다. 실험은 6번 되풀이하였고 결과는 똑같았다고 한다. 성장할수록 비만이 되어갔던 것이다. 놀라운 것은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시행한 이화여대의 연구결과에서도 쥐와 같은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유전학에 따르면 인간은 부모로부터 각각 23개씩 총 46개의 염색체를 물려받는다. 염색체의 DNA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전학의 핵심이다. 따라서 부모가 비만이 없고 생활습관에 문제가 없는데도 엄마 뱃속에서 배고픔을 겪어서 비만이 되는 건 이해하기 힘들 일인 것이다. 하지만 태아는 태반을 통해 들어오는 음식의 양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뱃속에서 오랜 기간 굶주린 태아는 배고팠던 경험을 몸속에 기억한다. 태어난 이후에도 굶주릴 것이라고 판단해 영양분을 지방세포에 과다하게 축적하게 된다. 이것이 태아 프로그래밍이 되는 것이다.

 태아가 굶주리면 주요 장기에 영양분을 집중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장기인 췌장의 발달이 안 좋아져 췌장의 기능 중 하나인 당 조절이 약해져 당뇨에 쉽게 걸리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시기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1940~50년대에 태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POMC 유전자 세포

 저체중으로 태어난 이후 비만이 된 아이들의 DNA 검사에서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 차단된 것을 확인하였다. POMC 유전자는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의 기능이 차단되어 지방세포를 잘 분해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 비만을 일으키는 것이다. DNA 안에 유전자는 존재하지만 메틸기(CH3)라고 하는 체내 분자의 활동에 의해 유전자 작동이 멈추는 것을 DNA 메틸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서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유전자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굶주린 태아가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태아가 굶주리면서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유전자의 스위치를 꺼버린 것이다. 

 

후성 유전

 후성유전은 DNA 메틸레이션과 같은 생화학 작용에 의해 한 번 바뀐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후성유전학의 연구가 없었다면 질병을 유전이나 생활습관 탓으로만 돌렸을 수도 있다.

 

임신 중 스트레스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미국의 한 대학 연구에서 임신 중 여성이 받은 스트레스가 클수록 태아의 체중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임신 중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임신부의 아이들이 체질량지수(BMI)가 높게 나타났고 비만의 위험도 더 컸다. 결국 스트레스는 뱃속 태아에게 굶주림과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급성 스트레스를 받은 임신부는 혈관이 수축되어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태아는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게 되고 조산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아이들은 지능검사에서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임신 중 폭력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폭력을 받았던 임신부의 아이들이 불안감을 더 느끼는 것을 발견하였다. 폭력을 받았던 엄마의 DNA와 아이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 일부 아이들에게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DNA의 기능이 차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태아 프로그래밍 결론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엄마 뱃속에서의 삶이 태어난 이후의 삶이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을 거라 믿어 왔다. 태교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많은 연구결과에서 그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유전자와 태어난 이후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뱃속의 환경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임신부들의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임신 중 당하는 폭력은 아이들의 저체중과 조산,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차단하는 결과를 낼 수도 있으므로 이를 항상 인지하고 태교에 더욱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이 있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 후성유전적인 요소 즉 어떻게 먹고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서 꺼졌던 유전자의 스위치도 다시 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임신 때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출산 후에 노력해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노력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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